기차길 밑 삶의 터전, 아메요코
우에노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창밖을 보고 있자니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가던 생각이 났다. 가까운 거리라 전철을 탔었던 건 아니지만 시장은 늘 누군가를 따라 갔던 곳으로 기억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친구가 이런 저런 요리재료를 사러 우에노의 아메요코 시장에 간다기에 구경겸 흔쾌히 따라 나선 참이었다.
"시장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던데."
"난 조아해. 시장에 따라가면 막판에 꼭 맛있는 걸 사주거든."
시장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침흘리는 개 같은 습관 때문이라니 조금 격 없어 보이긴 하지만 재밌는 걸 실컷 구경할 수도 있고 사람 구경도 많이 할 수 있으니 격 쯤이야 상관 없다.
우에노 역 승강장에 내리자 친철한 한글이 안내를 해준다.
친절한 한글이 하라는 대로 계속 직진을 해 개찰구를 지나고 역구내 쇼핑가를 지나자 작은 광장 같은 곳이 나왔다. 특이한 건 여지껏 걸어온 동선이 전부 선로의 고가 밑이라는 것이었다. 위쪽의 투명 유리 같은 곳도 철로의 고가다.
오른쪽으로는 우에노 공원으로 가는 건널목이 있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공원이 아니라 시장이었다. 신기한 것과 맛있는 게 가득한 시장.
고가 밑 건널목을 건너 오른쪽 으로 직진을 하자 시장이 나타났다.
대형 티비화면에 오이를 보여줘서 멀리서도 시장임을 금방 알 수 있게 하는 건가? 라는 멍청한 생각을 잠시했었다. 가히 오이 스퀘어 라 할만하구나. 근데 어느 쪽으로 갈까... 고민은 몇초만에 끝났다. 볼 것 없어. 왼쪽!
아까 말한 선로 고가는 여기까지 계속 이어져 있다. 아니 그 반대다. 선로 밑으로 개찰구, 쇼핑센터, 시장의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었다. 참으로 특이한 광경이다.
선로 고가를 따라 시장 거리가 수킬로에 걸쳐 이어져 있었다. 머리 위로는 수시로 전철이 오간다.
하늘에서 보면 이런 식이다. 육중한 철골과 콘크리트를 따라 알록달록 차양과 간판들이 모자이크를 이룬다.
그런데 고가위를 쳐다 보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 보였다. 관광객의 호들갑인가.
이 동네 살아도 늘 저기만 볼 것 같은데.
선로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작은 샛길로 접어들었더니 북적대는 시장통에 느닷없이 절이 등장하셨다. 절이란 정말 이런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속세 속에 말이야. 산속에 숨어서 하는 수양이 속세에서 하는 수양에 비할게 아니겠지.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쿵! 하고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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