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행복, 도산서원 첫번째.
주산지를 봤으니 이제 안동을 거쳐 서울로 올라갈 생각이다. 청송에서 구비구비 산길을 따라, 혹은 사과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1시간 정도만 가면 안동이 나온다. 주산지 못지않게 안동도 한번쯤은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영... 그동안 발길이 닿지 못했다.
언젠가서부터 안동을 몹시 가보고 싶었던것은, 내 홍콩친구 Betty 때문이었다. 대학교때 학교앞 PC방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 PC방에는 이메일이나 레포트등을 작성하기 위해서 울 학교 어학당에 다니는 외국인들이 제법 많이 출입을 했고, 그렇게 해서 알게된 친구중의 하나가 홍콩에서 온 Sharon 이라는 여학생이었다.
생각해보니 이제 Sharon과의 인연도 제법 되는것 같다. 공부를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간 샤론은 지금은 Cathay Pacific의 스튜어디스가 되었고, 덕택에 간혹 홍콩 여행갈때는 샤론의 도움으로 깨끗한 숙소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기도 한다. 샤론의 남자친구인 Kevin은 홍콩의 증권거래소인 항생에서 근무하고 있고, 샤론의 가장 친한 친구인 Betty는 홍콩에서 일하는 국제법 변호사다.
이 친구들은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을 아주 자주 왕래한다. 겨울엔 스키타러, 여름엔 물놀이하러, 다른 계절엔 그냥 이런저런 한국구경을 위해서 한국을 오고, 간혹은 나와 내 친구들과 저녁식사와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뭐랄까, 그들의 직업이 제법 번듯하다는 축에 들고 있으니, 저녁에 bar같은곳에서 그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다보면 그동안 잊고 지냈던 Global한 relationship에 마구마구 갈증을 해소하는거다.
원래 여행이란게,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안동에 다녀와서 좋아다고 하는 Betty의 말을 듣고선, 참, 그러고보니 여행매니아를 자청하면서 그런데도 한번 못가봤구나, 라고 생각했던게 안동에 가고 싶었던 계기가 된거다. 그러고도 한 사오년이 지나서 이제사 오게 되었으니 원.
어쨌거나 차는 달려, 안동으로 접어들었고 첫번째 행선지는 도산서원으로 정했다. 안동시내를 지나 교외로 나온것 같은 기분, 한가한 시골길을 달리는데 저 뚝방위로 기차길이 지나간다. 하루에 중앙선은 두번이 지나가네, 단선이라서 시간이 오래걸리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다가, 문득 올라가보고 싶어진다.
잠시 후.. "빠아아아앙~"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하루에 몇번 안다닌다는 기차가 오나보다. 그렇잖아도 다들 올라가봐야지, 라고 생각하던 이 녀석들, 더이상 뒤도 돌아볼것 없다. 당장 차를 세우고.. "뛰어!"
그렇게 해서 잡아낸 기차 꽁무니.
올라온김에 기찻길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기차란게, 기찻길이란게 원래 이런저런 느낌을 주게 마련이지만, 사진을 찍고나서는 기찻길이 더 좋아졌다. 그 만남과 떠남의 아련한 느낌들.
이 길의 끝까지 250Km 남은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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