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양보면 우복리 편
부잣집 맏며느리와 합수선바위(合水立石)
양보면 우복리(愚伏里)의 들판은 이명산(理明山)의 깊은 골들은 서향 흐름이다.
골골이 흘러내린 세천들이 계단식 농토를 적셔주면서 북(北)에서 한 갈래 남(南)에서 한 갈래 두 갈래 시내로 간추려져 한 아름드리 들터를 안고 흐르다가 터(基)앞 멀찍이에서 합류하여 주교천(舟橋川)의 시류가 된다.
들터는 전후좌우 모두가 논인데도 중앙부위가 두두룩히 솟아갈 자갈이 많이 섞인 밭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 밭은 옛날 정(鄭)씨 성을 가진 부자가 큰 기와집을 짓고 많은 식솔(食率)들을 거느리고 살았던 집터였다.
이 부잣집 맏며느리는 과부가 되어 시부모의 시중은 말할 것도 없고 찾아드는 행랑과객(行廊過客)의 접대로 과로에 지쳐 나날을 괴로운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어떤 날은 방문을 열고 앞들을 굽어보다 선뜻 눈앞에 나타나는 개천의 합수(合水)에 우뚝 솟은 바위가 과부의 빈 가슴을 더더욱 설레게 하는가 하면, 합치면서 바위에 부딪혀 물보라로 솟구쳤다가 흩어지는 광경을 볼 적에는 설레는 가슴을 움켜 안고 남몰래 흐느껴지는 고독의 정에 휘말리기도 하였다.
어느 따뜻한 봄날 마을 앞 각골 말뚝산(소 말뚝을 뜻하는 앞산 명칭)앞가슴에 진달래가 만발하여 붉게 물들고, 앞들, 뒷들의, 논두렁, 밭두렁마다 새싹이 곱게도 어울어저 가는 한나절에 이 부잣집 과부 맏며느리가 점심밥을 지으려 하고 있었다.
그 때 백발이 성성한 노승(老僧) 한 분이 문간에 들어서면서 목탁을 치며 시주염불을 올리는 것이다.
과부는 잠시 부엌일을 멈추고 광문을 열어 알곡식을 듬뿍 떠서 시주를 올리고 노승 도사(道士)님께 “한가지 소원이 있는데 도사님께서 들어 주시겠느냐?”고 말을 건넸다.
도사는 “소원이 무엇인지 말씀을 해 보시라”고 응답했다. 이 과부마님 하는 말씀이 “이제까지 무척 어렵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살았는데 이제는 힘에 부쳐 행랑(行廊)을 찾아드는 과객접대가 너무나도 힘이 들어 견디가가 어렵습니다.”라고 했다.
도사는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말하기를 “과객이 아니 오도록 할 수는 있는데….” 학고 말끝을 못 맺으니 과부는 도사 앞에 바싹 다가서서 그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애원하였다. 잠시 후 도사는 “집 앞들 합수에 있는 선돌(立石)을 집에서 보이지 않게 하면 차츰 과객이 찾아들지 않을 것이요.” 라고 말하고는 휑하니 떠나버렸다.
그 이튿날 날이 새기가 무섭게 집안의 머슴들과 마을의 힘센 일꾼들을 모두 불러 모아 합수 선바구를 넘어뜨려 없애라고 호통을 치니 머슴들이 몇 날 며칠동안 주변을 둘러 파서 바위를 눕혔다.
그 이후로 차츰 부잣집 살림이 줄어들더니 어느 날 한밤중에 이 정(鄭)부자 집에 불이 나서 순식간에 모두 소실되고 부자가 망하고 후손들도 이곳을 모두 떠나버렸다고 한다.
근래에도 이 밭등에서 기와와 옹기조각 등 옛 가재도구의 파편들이 간혹 출토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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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면 우복리(愚伏里)의 들판은 이명산(理明山)의 깊은 골들은 서향 흐름이다.
골골이 흘러내린 세천들이 계단식 농토를 적셔주면서 북(北)에서 한 갈래 남(南)에서 한 갈래 두 갈래 시내로 간추려져 한 아름드리 들터를 안고 흐르다가 터(基)앞 멀찍이에서 합류하여 주교천(舟橋川)의 시류가 된다.
들터는 전후좌우 모두가 논인데도 중앙부위가 두두룩히 솟아갈 자갈이 많이 섞인 밭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 밭은 옛날 정(鄭)씨 성을 가진 부자가 큰 기와집을 짓고 많은 식솔(食率)들을 거느리고 살았던 집터였다.
이 부잣집 맏며느리는 과부가 되어 시부모의 시중은 말할 것도 없고 찾아드는 행랑과객(行廊過客)의 접대로 과로에 지쳐 나날을 괴로운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어떤 날은 방문을 열고 앞들을 굽어보다 선뜻 눈앞에 나타나는 개천의 합수(合水)에 우뚝 솟은 바위가 과부의 빈 가슴을 더더욱 설레게 하는가 하면, 합치면서 바위에 부딪혀 물보라로 솟구쳤다가 흩어지는 광경을 볼 적에는 설레는 가슴을 움켜 안고 남몰래 흐느껴지는 고독의 정에 휘말리기도 하였다.
어느 따뜻한 봄날 마을 앞 각골 말뚝산(소 말뚝을 뜻하는 앞산 명칭)앞가슴에 진달래가 만발하여 붉게 물들고, 앞들, 뒷들의, 논두렁, 밭두렁마다 새싹이 곱게도 어울어저 가는 한나절에 이 부잣집 과부 맏며느리가 점심밥을 지으려 하고 있었다.
그 때 백발이 성성한 노승(老僧) 한 분이 문간에 들어서면서 목탁을 치며 시주염불을 올리는 것이다.
과부는 잠시 부엌일을 멈추고 광문을 열어 알곡식을 듬뿍 떠서 시주를 올리고 노승 도사(道士)님께 “한가지 소원이 있는데 도사님께서 들어 주시겠느냐?”고 말을 건넸다.
도사는 “소원이 무엇인지 말씀을 해 보시라”고 응답했다. 이 과부마님 하는 말씀이 “이제까지 무척 어렵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살았는데 이제는 힘에 부쳐 행랑(行廊)을 찾아드는 과객접대가 너무나도 힘이 들어 견디가가 어렵습니다.”라고 했다.
도사는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말하기를 “과객이 아니 오도록 할 수는 있는데….” 학고 말끝을 못 맺으니 과부는 도사 앞에 바싹 다가서서 그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애원하였다. 잠시 후 도사는 “집 앞들 합수에 있는 선돌(立石)을 집에서 보이지 않게 하면 차츰 과객이 찾아들지 않을 것이요.” 라고 말하고는 휑하니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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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차츰 부잣집 살림이 줄어들더니 어느 날 한밤중에 이 정(鄭)부자 집에 불이 나서 순식간에 모두 소실되고 부자가 망하고 후손들도 이곳을 모두 떠나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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